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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l Note

[이재용과 가석방]

형사 2022.04.06 변호사 신원진

2018. 2. 5. 서울고등법원은 박근혜, 최순실 등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한 1심 유죄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1. 2. 5. 서울고등법원은 박근혜, 최순실 등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한 1심 유죄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1심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인정된 재산국외도피 금액이 37억 원 정도였고, 뇌물공여, 횡령 금액 역시 80억 원을 상회하였으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에 따르면 최소 5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해야 했고, 이 경우 집행유예 선고는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징역 5년 선고시 집행유예는 '불가능'하나, 재판부 재량으로 정삼참작감경이 가능하니 여기서는 '쉽지 않다'고 표현한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산국외도피 무죄를 선고한 판결에 관하여는 아래 포스팅을 참조↓↓↓

재산국외도피에 관하여. #2 _광주 형사 전문변호사 법률사무소 청율

지난 포스팅에서 재산국외도피죄에 관한 기념비적인 판례인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의 영국의 BFC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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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들에게 의례히 집행유예가 선고되었던 전례에 비추어,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되기 위해서는 재산국외도피 혐의가 무죄가 선고되어야 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예상했던 바였다. 하지만 삼성은 일반 국민보다, 법물 좀 먹었다는 노멀 법조인보다 더 똑똑했고 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집단이었다. 재산국외도피 무죄는 오직 집행유예만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항소심-대법원을 거친 이후 파기환송심 판결로 실형을 살게 된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에까지 재산국외도피 무죄 판단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1. 8. 13. 이재용 부회장은 결국 가석방되었다. 형기 60%를 채우고 가석방된 것이다. 당시 가석방에 대해 비판적인 언론은 다른 수형자들과의 형평성에 포커스를 맞추어 기사를 쏟아냈다. 이는 가석방 통계를 보면 너무 당연했다. 형법상 형기의 3분의 1을 채우면 가석방 대상이 되지만, 실질적으로는 형기의 80%를 채워야 가석방 대상이 되고, 가석방된 사람 중 절반 이상이 형기 90%를 채운 사람들이다. 법무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까지만해도 가석방된 사람 중 형기 70%미만자는 해마다 5명 이내였고 0명인 해도 있었다. 2017년부터 형기 70%미만 수형자가 조금씩 늘어나긴 했지만 그마저도 두 자릿수에 불과했다. 결론은, 이재용 부회장처럼 형기 60%를 채우고 곧바로 가석방되는 케이스는 법적으로 가능할지 몰라도, 가석방 실무상 매우 드문 일이었다.

출처 : 법부무 교정본부 발행 '2021년 교정통계연보'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도 놓친 것이 있었는데, 만일 법원이 이재용 부회장의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면, 이재용 부회장은 재산국외도피로 인한 추징금 37억 원을 납부하여야 가석방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법무부 예규로 시행중인 '가석방업무지침'에 따르면 추징금이 있는 수형자의 경우 추징금을 완납한 경우에만 가석방 적격심사가 가능하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산 규모를 감안하면 이재용 부회장이 37억 원 때문에 가석방을 포기할 가능성도 없겠지만, 다르게 말하면 대한민국 법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고작 그 37억 원 마저도 내지 않아도 되게, 친절하게 (아무리 읽어봐도 쉬이 납득되지 않는 법리를 동원하여)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줬다.

재벌총수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주는 걸보고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목청 높일 생각은 없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안그런 적이 있었나. 세상은 원래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것을. 어느 높으신 분이 법원에서 어떤 판결을 받았건, 가석방이 되었건 말건 나랑 별 상관 없다. 그저 오늘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치킨먹으면서 유튜브보고, 조카들 맛난거 사주는 그 일상이 나한테는 더 중요하다. 단지 내 의뢰인이, 추징금 때문에 가석방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다가 이재용 부회장 사례를 보니 마음이 씁쓸할 뿐이다. 내 의뢰인은 이재용이 아니고, 나는 법무법인 태평양이 아니니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상단의 이재용 부회장의 재산국외도피 관련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재판부를 비판하는 것은, 그 판단이 이재용 부회장 같은 재벌총수들에게만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가석방 역시 마찬가지다. 교도소도 결국 교화를 통해 사회로 복귀시키는 것이 목적인 곳이라면, 가석방 제도는 수형자들에게 강력하게 작동하는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꽤 괜찮은 제도이다. 즉 이재용 부회장이 형기 60%을 채우고 가석방된 사실 그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환영한다. 하지만 이러한 예외적인 가석방이 왜 항상 재벌총수에게만 이루어지는 것인지 묻고 싶다.

형사이재용과가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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